|
인간은 과연 합리적인가?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가?
김원장 기자의 앵그리 경제학은 경제학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가 어떻게 왜곡됐으며, 왜곡된 메시지는 시장을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그리고 우리는 그 메시지에 어떻게 설득됐는지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의심받는 경제학의 합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흔히들 신고전학파의 경제전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것처럼 “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며 합리적이다. ”입니다. 손실을 최소화하고 효용을 최대화하기 위해 사람들은 균형점을 찾고 그에 따른 합리적인 결정을 한다는 것이 그들의 대표적인 생각이죠. 뿐만 아니라 인간은 이기적이기 때문에 어떤 재화나 서비스가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 시킨다면 그것을 갖기 위해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고군분투한다는 것도 그들의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은 합리적일까요? 경제학의 합리성이란 시장에 참여하는 이들은 모두 합리적이라는 가정입니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효용을 얻을때, 우리는 그 경제행위를 앞에서 말했듯이 ‘합리적’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런데 만약 사람들이 품질은 비슷한데 가격이 비싼 침대를 샀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Made in Chaina와 Made in Korea! 이 두 라벨을 볼때 누구나 당연히 메이드인 코리아라벨이 붙은 침대를 사려 합니다. 품질은 비슷한데 가격은 훨씬 비싼 한국제를 사려고 하는거죠. 과연 중국에서 만들어졌다고 한국에서 만든 침대의 품질과 비슷한 좀더 저렴한 중국제 침대를 사지 않은 소비자들은, 과연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선택을 한걸까요?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뉴욕의 택시기사들은 길거리에 사람들이 없을 때 평소에 퇴근하는 시간보다 더 많이 택시를 운전하며 ‘어디 누구 하나 내 차를 타주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뉴욕 길거리에 사람들이 평소보다 많아서 택시를 많이 수요할 때 ‘이만하면 됐어. 집에 가서 쉬어야겠다.’라고 생각하며 더 많은 손님들이 자신의 택시를 이용할 수 있어서 돈을 더 많이 벌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기사들은 택시운전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이 때 뉴욕의 택시기사들의 선택은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합리적인 선택이라면 손님이 많은 날에는 늦게까지 남아 돈을 버는 한편, 손님이 적은 날에는 일찍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수입을 좀더 올릴 수 있을 텐데요.
행태 경제학자들은 이와 같은 독특한 형태가 나타나는 주요한 이유를 심적회계방식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들은 얼마나 자주 수입과 지출을 비교해 이득 혹은 손실의 발생 여부를 따지느냐도 심적회계방식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설명합니다. 뉴욕의 택시 운전자들을 관찰한 행태경제학자들은 이들이 하루 단위로 수입을 평가하는 심적회계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루의 목표 수입을 설정해 놓고 이것이 달성되지 못한 경우에는 손실을 본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입니다.
행태 경제학자들이 바라본 인간은 늘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주먹구구의 체계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때문에 인간은 현실 세계에서처럼 김연아가 선전하는 하우젠 에어컨이 ‘김연아 선수가 운동하는 링크장처럼 시원한 바람을 우리집에 계속 불어다 줄 것이다.’ 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김연아 선수가 광고한 하우젠 에어컨은 이후 60% 수익을 창출했다고 하니 비록 실제로는 아이스 링크장처럼 시원하지 않을 수도 있는 합리적이지 못한 선택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자들은 광고로 받은 감성적인 느낌으로 하우젠을 구입합니다.
이 책에서 중요하게 언급하는 또 다른 내용은 바로 ‘가격결정’입니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바로 가격이라고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수요가 올라가면 가격은 높아지게 되고 수요가 내려가면 가격이 낮아지는 현상으로 인해 시장에서는 수많은 상품들의 가격이 변동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 가격이 정말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만 결정될까요? 책에서는 가격변동요인이 바로 가격차별에 있다고 언급합니다. 가격차별이란, 공급자가 팔려는 가격을 사려는 소비자들마다 다르게 둔다는 것입니다. 아이폰이 처음 출고될때는 가격이 비싸지만 6개월만 지나면 그 가격이 40% 하락되는 것은, 가격차별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또 잡지 뒤에 실려 있는 할인쿠폰을 10개 모으면 잡지를 20%할인해주는 행사도 가격차별의 예에 해당합니다.
기펜재는 영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기펜이 지적한 재화의 한 형태입니다. 그는 아일랜드에 대기근이 들어 소득이 형편없이 떨어졌는데도 주식인 감자의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보고 기펜의 역설을 주장했습니다. 한편 가격이 올랐는데도 더 잘 팔리는 명품은 베블런재라고 합니다. 명품가방을 산 사람들이 다른 이들보다 월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베블런효과는 계속해서 현실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가격차별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되는 시장의 가격을 변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경제학은 일기예보처럼 늘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 금융위기처럼 계속해서 선진국가들은 위험한 금융파생상품들을 끊임없이 만들어가고 있으며, 이와 비슷한 합리적이지 못한 선택들을 계속 실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명제인줄 알았던 경제학의 이론이 이제는 추정하기 어려운 경제현상들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경제 현상들을 예측할 수 있을까요? 경제학자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야할 숙제인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