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별서평 > 서평모음 >군산대서평모음 시스템

> 서평모음 > 도서별서평

백경
제 목	백경
저 자	H. 멜빌	출판사	흥신문화사
출판년도	년
백경(白鯨) - 그들이 바다로 떠난 이유, 그들이 대학을 떠난 이유... 고래를 본적이 있는가?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수족관에서 헤엄치는 고래, 놀이공원에서 공연을 위해 사육되는 고래가 아닌 자연 상태의 고래를 본적이 있는가? 다수의 사람들은 자연 상태의 고래를 못 보았으리라 생각된다. 필자에게는 우연한 계기에 자연 상태의 고래를 볼 기회가 있었다. 해질녘 대략 서른 마리의 고래가 석양을 등지고 드문드문 헤엄치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이 포유류 동물이 주는 감동은 문자로 온전히 표현하기 어렵다. 노을 사이로 간혹 보이는 돌고래의 등줄기는 인간이 태곳적부터 가지고 있던 바다에 대한 동경과 열망을 드러나게 만든다. 현대에 오기까지 자연은 정복의 대상으로 인식되어 왔다. 인간은 지구상 다수의 육상동물 존재를 확인했으며 이러한 동물의 일부는 인간의 탐욕에 의해 사라졌다. 하지만 문명이 만개한 지금의 사회마저도 심해에 대한 연구는 진행단계에 있으며 그 일부도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과거에 바다란 인간의 손이 범접하기 어려운 곳으로 공포와 호기심이 내재된 복잡한 공간이었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크라켄 또는 세이렌등의 상상의 동물을 만들어냈다. 우선 백경(白鯨)이란 작품의 위대함은 이러한 절대적인 존재에 대한 나약한 인간의 저항에서부터 시작된다. 여기에서 백경은 단순한 고래가 아닌 신(神)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즉 에이허브선장이(소설의 실제적 주인공인 에이허브 선장은 백경에 의해 한쪽 다리가 잘려진 인물로 백경 즉 모비딕을 잡기위해 항해에 나선 인물이다.) 맞서는 상대는 초월자, 혹은 신(神)인 것이다. 이와 반대로 고전 소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장치들에 대해 충실히 따랐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과도기 적인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고전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존재하기 까지는 그와 대비되는 인물 혹은 주인공을 절망 속 나락에 끝에 빠뜨리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존재한다. 이러한 도구와 장치는 필연적으로 소설 속에 들어가게 마련이다. 다만 각기 소설의 다른 점은 그 형체가 유형(有形)한가 혹은 무형(無形)한가에 달려있다. 백경이란 소설에서는 이러한 적의 존재가 명확하며 선악의 구도로 형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고전소설의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백경(白鯨)이란 소설은 기존에 시도되지 않은 다양한 기법과 장치를 사용했음은 분명하다. 이는 작가의 실제 과거 체험과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선원 시절의 모습과 주인공 이스마엘을 동일시 시켜 생생한 생동감을 부여하였다. 하지만 기존 고전소설이 가지고 있던 한계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백경이란 작품은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백경의 특징은 적(敵)에 대한 인식이 초반부에 나옴으로써 에이허브 선장의 뚜렷한 목적의식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백경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한 적, 타도대상에 불과하지 않은가. 이를 단순한 적(敵)으로만 간주한다면 선장 에이허브는 단순한 사냥꾼, 작살잡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에이허브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물질적 욕구가 아닌 자신의 이상이다. 복수심과 백경에 대한 갈망은 에이허브 선장의 말을 보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만일 돈이 목표라고 하더라도 말이지, 회계원이 이 지구를 커다란 계산대로 삼고 두께가 3분의 1인치나 되는 기니 금화를 산더미같이 쌓아 가지고 온다 해도, 난 장담하지만 내 가슴속에 있는 복수만큼 값비싼 것은 없다고 생각하네.’ 이러한 면에서 보면 작가가 전체 줄거리를 이어나가는 주인공 이스마일보다 에이허브선장이 이 소설의 진정한 주인공이다. 이유 대해서 살펴보면 주인공과 다르게 그는 자신의 ‘신화’를 쫒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화'를 갖는 것, 이것은 본디 인간이 태곳적부터 추구해온 목적과 상통한다. 수억에 달하는 인구, 그 개개인이 가진 다양한 신화. 작가는 이러한 개인이 신화를 쫓아 사는 세상을, 저자는 백경 이란 소설을 통해 드러내고자 한 것인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신화를 가지고 사는가? 우리에게 있어서 신화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현재 우리의 많은 젊은이들은 취업을 하나의 신화 혹은 목적으로 생각한다. 현재 대학생에게 취업은 최종목적과 연관된다. 그렇다면 과연 취직이 개개인의 신화로써 가치를 지닐 수 있는가? 몇 해 전부터 몇몇 유명 대학교에서는 대자보가 붙기 시작했다. ‘저는 학교를 떠납니다.’ 그들은 무엇 때문에 대학을 떠났는가. 그들이 대학을 떠난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이 대학을 떠난 데에는 공통된 이유가 존재한다. 바로 대학 안에 ‘신화’가 없기 때문이다. 취직과 경쟁으로 이루어진 대학은 본디 지녀야할 의미를 잃고 갈수록 기업화 되고 있다. 대학에서 생각하는 개인이란 생산품에 불과한 것이다. 얼마 많은 사회구성원을 생산하였는가. 얼마만큼 좋은 직종으로 학생들을 보내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대학이 지닌 순기능이 아니다. 대학이 지녀야할 역할은 개개인의 ‘신화’를 갖게 해주는 것이다. 여기에서 ‘신화’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상’과 상통한다. 백경에서 에이허브 선장이 쫓는 백경(모비딕)은 자신의 신화인 동시에 이상으로 존재한다. 에이허브 선장은 말한다. ‘죄수는 벽을 때려 부수지 않으면 밖으로는 나갈 수 없네. 내게는 저 백경이 바로 벽일세’ 위의 비유를 통해 생각해보면 우리는 애초에 벽이 무엇인지 모른다. 때문에 현실에 안주하여 사는 것이다. 우리와 소설 속 에이허브 선장의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에이허브 선장은 자신이 추구해야할 궁극적인 목표를 알고, 이를 추구하는 인물인데 반해 현실에 우리는 목적 없이 방황하는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대학을 떠난 학생들은 대학에서 더 이상의 ‘이상’과 ‘신화’ 혹은 ‘지향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대학을 떠난 것이다. 더 이상 대학은 개개인의 신화와 진리 추구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 유명대학교는 물론 지방에서조차 하나같이 취업률 경쟁에 목매다는 것이 오늘날 대학의 현실이다. 물론 취직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중요하다. 한 사회를 유지시키고 개개인의 삶을 영위하는데 꼭 필요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러한 취직에 대해 대학이 노력한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고마운 일 일지 모른다. 다만 전 생애에 있어서 개개인의 사고와 인성을 담당해야할 교육기관에서 취직에 연연하는 것은 교육기관의 본의를 잃은 것이다. 자신의 ‘신화’가 있는 인물은 행복하다. 신화는 자신 삶의 목적이며 지향점이다. 비유하자면 이러한 지향점이 없는 인간은 아무리 거대한 배에 타고 있다고 해도 바다에 표류 중인 나약한 인간에 불과하다. 심리학자 에릭슨(Erikson)은 인간의 절망에 대해서 말한다. 인간이 노년기에 들어 왔을 때 이상이나 목적이 없던 사람은 인생이 너무 짧다고 느끼고, 인간존재에 대한 별다른 의미를 느끼지 못하며, 자신과 타인에 대한 신념을 상실하게 된다고. 우리의 삶이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목적을 반드시 가져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백경의 흥미로운 점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속에 주인공과 모비딕 즉 백경이 만나는 장면은 10페이지 남짓에 불과하고 백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부분을 합해도 30페이지가 넘지 않는다. 우리의 삶도 소설의 내용처럼 총체적으로 보면 단 하나의 결과물을 위해 고군분투 해가며 사는 것인지 모른다. 감히 말한다. 대학을 떠난 그들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떠난 에이허브 선장과 다르지 않다. 최종 결과에 있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그들은 자신의 ‘신화’를 쫓는 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 글을 읽는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다. 자신의 신화를 가져라. 신화가 없는 사람은 결코 보람된 삶을 살 수 없다. 신화를 가진 사람만이 자신의 인생에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이글을 읽는 여러분이 자신들만의 신화를 지닐 수 있게 되기를 빌며 글을 마친다.

『백경』에 대한 서평 2개

서평쓰기 총 서평수 2개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