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연히 책 한 권을 만났다. 먼저 책을 만난 것은 아니었다. 우연히 책 광고에 실려 있는 동영상을 먼저 봤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였다. 그리고 나서 책을 읽었다. 이번에는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었다. 굳이 군산대학교 도서관 뉴스레터의 한 코너를 위해 붙인 애써 붙인 이름이 아니라 나는 나를 ‘책 속에 사는 남자’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편이다. 장기하는 ‘별일없이 살’지만, 나는 책을 읽으면서 산다. 이 책 저 책 닥치는 대로 읽는 잡식성이고, 그런 만큼 여러 종류의 책을 읽어왔다. 기쁜 책, 즐거운 책, 어려운 책, 졸린 책, 무언가 큰 깨달음을 주는 책, 감동적인 책, 그리고 쓸모없는 책까지. 그중 내가 계속 기다리는 책은 감동적인 책이다. 하지만, ‘책 속에서 사’는 만큼, 그래서 많은 인생 역정을 경험한 만큼, 제일 만나기 힘든 경우가 이 감동적인 책이다.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우리가 주로 쓸모없는 실존으로 받아들여 우리의 상징질서 너머로 쫓아버린 삶이 있어야 하고, 또 그렇게 말 못하는(또는 발언권을 얻지 못한) 삶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삶 속에 우리의 상식을 한순간에 뛰어넘은 숭고하고 순수한 삶의 가치가 꿈틀거려야 한다. 그러나 쓸모없는 것들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쓸모없는 존재가 밀려나며,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힘겨운 삶을 산 존재라도 그/그녀의 삶이 우리를 감동시키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한데, 간혹, 그러한 삶들 중에서 우리가 가진 모든 담론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며 다가오는 경우들도 있다. 그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고 걷잡을 수도 없으며, 이런 감동을 맛보면 우리는 더 이상 어제처럼 살 수 없게 된다. 최근 나는 최성봉의 『무조건 살아, 단 한 번의 삶이니까』에서 그런 감동을 맛보았다. 나는 내 삶이 항상 불만이었다. 도대체가 행복하질 않았기 때문이다. 한데, ‘하루살이’ 같이 살았다는 이 젊은이의 책을 읽으면서, 나의 삶 전부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혹시, 나의 삶은, 이 젊은이가 단 하루 살아보고 싶은 그 삶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나는 왜 불행한가. 그것은 혹시 내가 행복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가 세상 사람들의 더럽혀진 행복 관념에 무조건 순응했던 때문이 아닐까. 우리의 관점에서 보자면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지만 자신은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 젊은이의 말처럼 우리는 단 한 번의 삶이니까 무조건 살아야 하고,  무조건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누구나 누구도 살지 못한 단 한 번의 삶을 나만의 방식으로 살고 있으니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대로 행복한 것이 아닐까.

한마디로 최성봉의 『무조건 살아, 단 한 번의 삶이니까』는 문득 나를 행복하게 한 책이고 앞으로도 나를 계속 행복하게 할 책이었다. 장하다, 최성봉! 고맙다,『무조건 살아, 단 한 번의 삶이니까』! <출처 :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