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에 치르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수능시험, 컴퓨터활용과 같은 자격증 시험 및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 보는 입사시험 등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시험들을 치른다. 시험은 자신이 배운 지식들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라는 의견부터 자신이 그동안 공부하고 노력해 온 것에 대한 보상이라는 생각 등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이 책에서는 시험능력주의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서 우리나라에서만 존재하는 특수한 능력주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능력주의라는 단어는 요즘 다양한 서적 등에서 소개하고 있기에 많이 들어봤던 터라 능력주의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시험능력주의라는 단어를 듣고 '시험능력주의라...... 이게 무슨 단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가면서 우리나라에서 능력주의의 일환으로 시험능력주의가 생겨났다는 것과 시험만능주의 등 시험이 불러오는 부작용 등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은 시험이라는 제도가 가장 공정하면서도 자신의 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줄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일부 사람들은 '나는 그 어렵고 경쟁률이 높다는 명문대 시험/회사 입사 시험 을 치루고 당당하게 합격했어. 그러므로 나는 대단하고 능력이 있는 사람이야' 라는 자부심을 과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시험을 치르고 회사에 입사한 사람들은 시험이 가장 공정한 최고의 인재선발 수단이라는 시험만능주의에 빠져들고, 지역 균등 전형이라던가 특기 전형 등으로 대학교나 회사에 들어간 사람들, 혹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람들에 대해서 속칭 '날로 먹는다.' '부당하고 불공정하다.' 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들에 대한 차별감과 혐오를 드러내기도 한다.

뭐 애초에 시험이 아예 없는 나라를 찾아보기는 힘들지만 우리나라처럼 시험이 가장 공정한 방법이며 시험을 치르지 않고 다른 전형 등으로 들어온 이들을 차별하는 시험능력주의가 강하게 적용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고된 노력을 했을 테고 지방에서 거주하는 사람들도 각종 자격증 취득 등으로 자기계발을 발전시킨 사람들이 많다. 어찌보면 우리나라에서 시험능력주의는 시험을 통해 무언가를 이루어낸 사람들이 시험이 주는 공정성과 공신성 등 편협한 시선에 사로잡혀 시험 외의 다른 노력(예를 들어 정규직 전환을 위해서 열심히 실적을 쌓는다거나 하는 것.)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이들을 차별하고 혐호함으로서 우리 사회에 독이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